내장사는 지난 11일 오후 2~4시 경내(정읍시 내장산로 1253)에서 '인문학과 함께하는 내장사 작은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불교조계종 내장사가 주최·주관하고 정읍시가 후원했다. 사진=은종민
내장사는 지난 11일 오후 2~4시 경내(정읍시 내장산로 1253)에서 ‘인문학과 함께하는 내장사 작은음악회’를 개최했다. 한 가족이 참여행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은종민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역사의 현장, 정읍 소재 내장사에서 음악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뜻깊은 무대가 펼쳐졌다. ‘대한불교조계종 내장사’는 인문학 강의와 초대가수 공연을 엮은 작은음악회를 열고 우리 선조들의 조선왕조실록 수호 정신을 되새겼다.

내장사는 지난 11일 오후 2~4시 경내(정읍시 내장산로 1253)에서 ‘인문학과 함께하는 내장사 작은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불교조계종 내장사가 주최·주관하고 정읍시가 후원했다.

무대는 오후 2~2시 30분 김재영 박사의 인문학 강의로 문을 열었다. 이어 통기타 가수 야낙이 ‘인생길’,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들려줬고, 가수 정주는 ‘여백’, ‘사람이좋다’, ‘여행을 떠나요’를 선사했다.

장구·드럼 연주팀 ‘아빠와 아들 딸’은 ‘사랑의 맘보’, ‘빵빵’, ‘사랑의 트위스트’로 흥을 돋웠다. 전자현악팀 ‘루시드’는 ‘비바’, ‘깊은 밤을 날아서’, ‘잘못된 만남’을, 퓨전국악팀 ‘이음’은 ‘아름다운 강산’, ‘쓰리랑’, ‘못찾겠다 꾀꼬리’를 연주했다. 마지막 오후 3시 50분~4시에는 이음과 루시드가 함께 무대에 올라 ‘민요의 향연’, ‘스윙베이비’, ‘질풍가도’를 협연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행사는 정읍과 내장산이 품은 실록 수호의 역사를 되짚는 자리이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 17만2000여 일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역사서다. 임진왜란 당시 전국의 사고(史庫)가 모두 불탔지만, 전주사고의 실록만은 내장산 용굴암으로 옮겨져 조선 시대의 정치·외교·경제·군사·법률·사상·생활상을 오늘날까지 전할 수 있었다.

전주사고에서 내장산으로 옮겨진 실록은 1592년 6월 22일부터 아산으로 다시 이안된 이듬해 7월 9일까지 1년여 동안 이곳에 머물렀다. 그 기간 안의와 손홍록은 번갈아 수직하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실록과 어진을 지켰다. 이들 외에도 내장사 희묵 스님과 의승들, 손홍록의 가솔, 무사 김홍무, 심마니와 사당패에 이르기까지 100여 명이 수호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사재를 털어가며 헌신했고, 그 공으로 주어진 상훈과 관직마저 사양할 만큼 고결한 나라 사랑의 정신을 보여줬다.

실록 보존터인 용굴암은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곳으로, 금선계곡을 곁에 두고 오르는 길의 자연경관도 빼어나다.

내장사의 역사도 깊다. 백제 무왕 37년(636) 영은조사가 50동 규모의 큰 절을 세웠다는 기록에서 시작해, 고려 숙종 3년(1098) 행안선사가 중창했다고 전한다. 조선 명종 22년(1567) 희묵대사가 법당과 요사를 지으며 이름을 내장사로 고쳐 불렀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한 명칭 변경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정부의 국립공원 개발계획에 따라 일주문(1973년)·명부전(1975년)·정혜루(1978년)를 다시 지었고, 1979년에는 인도에서 모셔온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내장산국립공원은 1971년 국내 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국내 국립공원은 1967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현재 22곳이 지정·관리되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의 총면적은 80.708㎢로 전북 정읍시·순창군과 전남 장성군에 걸쳐 있다. 굽이진 계곡이 양의 창자처럼 깊어 아무리 많은 인파가 몰려도 계곡 속에 들어가면 보이지 않는다는 데서 내장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자로 ‘내(內)’는 안을, ‘장(藏)’은 숨기거나 간직함을 뜻해, 산속에 감춰진 소중한 무언가를 떠올리게 한다.

행사 관계자는 이날 “아름다운 내장산의 산봉우리와 고요한 사찰의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기쁘고 감사하다”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역사문화유산은 선조들의 희생과 충성, 굳은 의지 위에 세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음악회와 인문학 강연은 음악으로 소통하고 인문학으로 역사를 되돌아본 소중한 기회였다”며 “내장사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읍의 풍부한 역사문화유산이 앞으로도 전 세계인과 함께 나눠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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